최근 아마존의 혹독한 기업문화를 비판한 뉴욕타임즈 기사가 전세계 직장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한글 번역본 링크).

기사에 따르면, 아마존은 “달리는 버스에서 사람을 내던지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고 직원들은 지나친 내부 경쟁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CEO 제프베조스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직원들을 가차없이 몰아붙인다는 내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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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을 동경하던 많은 기업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제프베조스는 이에 대해 “이게 사실이라면 나라도 당장 아마존을 그만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기사 내용을 뒷받침하는 후속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결국 아마존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직원들의 눈물이 있었다는, 말그대로  ‘아마존의 눈물’로 여론이 정리가 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제프베조스가 정말로 직원들의 고통과 혹독한 기업문화를 체감하지 못했다면, 아마존은 CEO와 직원간 소통에 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고 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얼마전 페이스북 CEO 마크저커버그의 사무실 모습이 SNS 상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커버그

기업가치 250조원을 자랑하는 회사의 수장이 달랑 책상 하나 갖다놓고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죠?

이게 연출된 것이 아닌 진짜 모습이라면, 페이스북 직원들이 저커버그와 대화를 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겁니다. 지나가다 가볍게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걸 수도 있겠고, 보고할 것이 있으면 자리로 와서 하면 되겠죠.

그럼 우리나라는? 예외도 있겠지만 보통 대기업에는 근엄한 독립공간에 회장님(사장님) 집무실, 또는 전용층이 따로 있고 심지어 출입을 통제하는 곳도 많습니다.

10[사진: 영화 ‘베테랑’]

평사원들은 한달에 한번 사장님 얼굴을 볼까말까고, 임원들도 CEO 보고를 하려면 비서실과 사전에 스케쥴을 조율해야 하죠. 물론 이런 경직된 조직문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개선되고 변화하고 있긴 합니다.

세계 최대규모의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는 얼마전 ‘올해 가장 사랑받는 CEO’ 관련 조사에서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최고경영자로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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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가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과의 스스럼없는 소통’이었습니다. 구글에서는 개발자들이 잔뜩 모여있는 카페테리아에 CEO가 등장해도 아무도 동요하지 않고, 서로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하고 웃고 떠들 수 있는 기업문화가 마련돼 있다고 하네요.

이제 티켓몬스터 얘기를 좀 해볼까 하는데요, 티몬은 급격하게 성장한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점에서는 아마존과 닮았지만, 다행히 CEO와 직원간 소통에 있어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훨씬 가까운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일단 CEO 신현성 대표의 나이가 젊고(저커버그보다 젊습니다), 회사가 5명의 벤처 스타트업으로 시작됐으며,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IT기반의 기업이기 때문이겠죠.

생일3

티몬 직원들은 신현성 대표의 영어이름인 ‘댄(Dan)’과 ‘대표’를 합성해 ‘댄표님’이라고 부릅니다. 회사 곳곳에서 쉽게 ‘댄표님’을 만날 수 있고, 이때 업무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거나 가벼운 농담따먹기를 하기도 합니다.

사실 직원 숫자가 수십명 정도일 때는 오히려 소통의 중요성이 덜했습니다. 모두가 한공간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업무과정 자체가 소통이라 굳이 대화시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죠. 티몬도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오페라유령 주인공 신현성

그러나 직원이 백명에서 3백명이 되고 5백명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금부터는 CEO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죠. 각 부서가 독립된 공간을 사용하고 보고체계나 전결규정이 잡혀가면서, 자연스럽게 CEO는 베일에 쌓인 존재가 되기 십상입니다.

현재 티켓몬스터 직원은 1천명이 넘습니다. 신현성 대표는 직원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에도 매순간 소통의 끈을 놓치 않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타운홀 미팅을 열어 정기적으로 경영현황과 비전을 공유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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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간단한 다과와 함께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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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내방송에 출연해 거리낌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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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현성 대표는 강력한 의지로 ‘Dan’s Update’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오픈했는데요, 점심시간 직후 30분동안 CEO가 직접 직원들에게 회사의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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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반드시 참석을 할 필요도 없고 미리 참석 신청을 할 필요도 없다는 것. 정해진 시간에 들어오기만 하면 누구나 CEO의 꼼꼼한 보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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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는데요, 회사의 성장과 시장상황, 주요 비즈니스 현안, 당면한 문제점 등 진짜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최고경영자로부터 속시원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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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 대표는 대강당을 빌려 전체 직원에게 훈시를 하거나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자주자주 캐주얼하게 직원들과 대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신뢰향상과 건강한 기업문화, 그리고 나아가서는 회사의 성장을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앞으로 직원숫자가 5천명, 1만명 이상으로 늘어나도 ‘댄표님’의 소통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