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항상 어렵지만, 이를 보다 수월하게 하고, 더 나아가 서로 소통하고 싶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우리말이 있습니다. 회사는 사적인 모임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지닌 구성원들이 모여서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사회조직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친구가 아닌 업무로 빚어지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장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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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보통 직장생활 하면 떠올리는 모습은 이렇지 않은가요?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영욱씨, 내일까지 말씀드렸던 서류 모두 제출하세요’라고 말하는 부장님의 무서운 모습. 그래도 요즘은 시대가 변하고 그 흐름에 따라 시도되는 여러 기업문화를 보면, 그렇게 딱딱하지만은 않도록 적정선에서 유연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티켓몬스터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직책이 존재하고 임원과 직원으로 구성된 티켓몬스터! 그러나 조금은 독특한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는데요. 바로 서로를 ‘님’이라고 칭하는 표현입니다. 요즘은 다른 회사들에서도 많이 시도되고 있는 기업문화라고 하지만,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처음에 회사 동료들을 ‘님’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본래 ‘님’의 사전적 의미‘씨’보다 상대를 높여 이르는 말부모님이나 선생님처럼 존경하는 손윗사람을 칭할 때 붙이는 정겨운 의존명사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발달하고 게임이나 온라인 상에서 ‘꽃돼지님 도와주삼’, ‘돈돈님아’ 같은 형태로 어느새 존칭의 의미가 퇴색되어 잘못 쓰이는 경우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처음 느끼기에는 회식을 하거나 회사 밖에서 ‘영욱님, 영욱님’이라고 불리면 왠지 온라인 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모를 갖고 갖는 것 같고,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웃기기도 했고, 티모니언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굉장히 스스로를 오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한 결과이지만, 전 직장에서 ‘영욱씨, 태희씨’라고 불리우다가 티켓몬스터에 와서 적응하는데 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여섯 달 정도가 지나니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는게 익숙해지고 저 역시 영욱님이라고 불리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어느새 저도 그런 호칭에 길들여졌습니다. 더 중요한 건, 티모니언들과 서로를 ‘님’으로 높여 부르니, 어느새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평소에는 피하고 싶던 상대방의 골치 아픈 요청들도 ‘내가 진짜 필요하시니 부탁하시는 걸꺼야’라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별 것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을 따뜻하게 높여 부르는 것 만으로도 업무관계에서 서로에게 신뢰를 전달할 수 있고, 또 보다 친밀한 협력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씨’ 라고 부른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른 회사에서 저를 영욱씨라고 불러도 똑같이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씨’라고 칭하는 것 역시 서로를 존중하는 우리말 중 하나이니까요. 그래도 ‘말’이라는 것에는 ‘뉘앙스’라는 표정이 있고, 전해지는 온도가 있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처럼 상대방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있는 ‘님’이라는 말은 ‘씨’라는 호칭보다 서로를 더욱 격식있게 부르며 존중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우리 문학에서 보면 한용운 선생님의 ‘님의 침묵’처럼 조국을 ‘님’이라 칭하는 표현이 많습니다. 또 문학보다 더욱 대중적인 가요에서도 남진 선생님의 ‘님과 함께’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님’이라 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그 대상을 상당히 갈망하고 원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중하고 함께이고 싶은 마음이 바로 ‘님’이라는 한 글자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님’이라는 말…정말 대단하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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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티모니언들은 오늘도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며 업무를 시작합니다. 그저 우리의 기업문화라서 그런가보다…하고 부르는 존칭이 아니라,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유관부서 분들을 높여 부름으로써 서로를 존중하고, 나보다 그들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작점이 됩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타 부서의 한 분도 업무관계를 떠나서는 저를 동생으로 칭하시지만, 일과 관련되어 메일을 나누고, 회의를 하고,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항상 손아랫사람인 저를 ‘영욱님’이라고 불러주십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존중받고 있고, 티켓몬스터의 한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티모니언은 모두가 그렇습니다. 티모니언에게는 서로가 ‘님’이 되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도와줍니다. 오늘도 TMON은 ‘님’과 함께 합니다.

강영욱